■미국 국채란?
미국 정부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한 채권을 미국 국채라고 한다. 예를 들면 '미국 정부의 이름으로 돈을 빌린다. 지금 100달러를 빌려주면 매년 10달러의 이자를 주고, 5년 뒤에 원금을 갚겠다'
이때 5년간 돈을 빌리기로 하고 발행한 채권을 '미국 국채 5년물'이라고 하고, 10년간 돈을 빌리기로 하고 발행한 채권은 '미국 국채 10년물'이라고 한다.
■미국 국채금리란?
미국 정부가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릴 때의 금리를 미국 국채금리라고 한다. 만약 5년간 빌리기로 하고 채권을 발행했다면 5년물 국채금리라고 부르고, 10년간 돈을 빌리기로 하고 채권을 발행했다면 10년물 국채금리라고 한다.
■미국 국채 금리 차트 확인 방법은?
미국 국채금리 차트와 엑셀 형식의 자료는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 5년물 금리: https://fred.stlouisfed.org/series/GS5
미국 국채금리 10년물 금리:https://fred.stlouisfed.org/series/GS10
나머지 금리 차트도 쉽게 구할 수 있다. 1년물은 검색창에 GS1, 20년물은 GS20이라고 입력하면 확인할 수 있다.
■만기까지 금리가 정해졌다면서, 왜 금리가 오르내린다고 할까요?
'금리'라고 같은 단어로 표기되지만 금리에는 사실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채권을 발행할 때 만기에 주기로 약속한 액면 금리입니다. '표면 금리' 혹은 '쿠폰 금리'라 불립니다. 또 하나는 시장에서 채권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수요ㆍ공급에 따라 오르내리는 금리입니다. '채권 금리' 혹은 '채권 수익률'이라 불립니다. 요즘 거론되는 '금리'는 채권 수익률을 가리킵니다.
채권 금리(수익률)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입니다. 예컨대 어떤 채권을 100만원어치 샀고 이 채권의 표면 금리가 연 5%이고 만기가 1년 남았다고 해볼까요. 이 채권을 시장에서 산 투자자는 1년 후에 원금 100만원과 이자 5만원을 합쳐서 105만원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수익률은 5%가 됩니다. 그런데 이 채권의 인기가 하락해서 가격이 내려간 상태라면 어떨까요. 채권값이 95만원으로 싸졌다면 이 시점에 채권을 산 사람은 95만원을 투자해서 1년 후에 105만원(채권 원금 100만원+표면 금리 5%에 대한 이자 5만원)을 받게 됩니다. 95만원을 투자해서 1년 동안 10만원을 벌었으니, 이 채권 수익률은 10.5%로 표면 금리보다 올라갑니다. 같은 원리로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금리는 낮아집니다.
→ '금리가 오른다’는 표현부터 살펴보자. 여기서 말하는 금리는 시중금리 혹은 시장금리를 뜻한다. 즉, 금융시장에서 통용되는 보편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금리가 올라 채권가격이 내려간다’고 할 때 금리는 표면금리가 아니라 시중금리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표면금리와 달리 시중금리는 경제 여건에 따라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한다. 마치 주가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물가가 오를 때는 시중금리도 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
→시중의 모든 금리가 연 5%였다고 하자. 내가 샀던 정부 채권은 물론, 삼성전자가 발행하는 회사채도, 은행의 예금 금리도 모두 연 5%였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어떤 이유로 시중금리가 모두 연 7%로 올랐다.
이렇게 되면 홍길동으로부터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날까, 줄어들까? 그렇다. 줄어든다. 연 7%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투자처가 많은데(즉 은행에 넣어도, 삼성전자 채권을 사도 7%를 받을 수 있는데) 굳이 연 5%를 벌자고 채권을 사려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홍길동은 채권값을 낮춰서 팔 수밖에 없다. 자신이 1000만원에 샀던 채권을 이제 10만원 깎아 990만원에 내놓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시중금리가 오를 때 채권가격이 내려가는 메커니즘이다. 이해를 좀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진도를 더 나가보자. 만일 전우치가 이 채권을 구입했다면 그는 990만원을 투자해 1년 후 1050만원을 받게 된다. 전우치의 연수익률은 5%가 아니라 약 6.1%가 되는 셈이다 (편의상 홍길동이 채권을 산 당일에 다시 파는 경우를 가정했다).
그런데 사실은 990만원으로 가격을 깎더라도 전우치처럼 그 채권을 사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연 6.1%라고 해도 다른 채권이나 은행 예금 금리 7%에 비해서는 낮기 때문에 굳이 그 채권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채권을 팔려는 홍길동은 채권값을 더 낮춰야 한다. 얼마까지 낮춰야 하나? 그렇다. 이론적으로 수익률이 정확히 7%가 되는 가격(약 981만원) 혹은 그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그래야 다른 투자에 비해 불리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비로소 사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중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는 현상은 홍길동이 투자한 정부 채권은 물론 다른 모든 채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예전 가격으로 채권을 팔면 사려는 사람이 없어 채권가격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 요즘 '미국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미국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주요 투자자들이 가장 유의해서 보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10년 만기 국채는 또 미 경제의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고 여겨집니다. 미 국채는 만기가 1개월~30년으로 퍼져 있는데 10년이 대략 중간쯤에 있는 만기이기도 합니다. 블룸버그는 ‘만기가 짧은 국채는 연준 기준금리와 밀접히 연동돼 움직이고 만기가 20년 이상으로 길면 불확실성이 너무 커진다. 10년 만기 국채가 경제 상황을 가장 정확히 반영한다’라고 설명합니다. 이 국채와 연동해 움직이는 대출 및 채권 금리가 매우 많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미 장기주택담보대출·학자금대출 금리 및 미 달러로 표시해 발행되는 다른 나라 중·장기 채권 금리가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와 연동돼 있습니다.
■최근 미 국채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미 국채 공급이 늘면서 인기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공급이 증가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코로나 경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미정부가 막대한 경기부양금을 풀기로 했는데 그 돈을 조달하려면 국채를 더 찍어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금 지급에 서명했지요. 이 돈 역시 상당 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 대형 은행들이 조만간 국채를 내다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친 것도 시장에 국채 공급을 늘어나게 하는 요인입니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가 확산하기 시작할 즈음에 미 대형 은행들이 자기자본 비율을 신경 쓰지 않고 국채를 맘껏 사도 된다고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주었습니다. 중·장기 국채 금리를 안정시키려는 정책이었습니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세를 감안해 연준이 이 같은 규제 완화를 1년 더 연장해주리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연준은 19일 이 규제 완화가 3월 말로 종료된다고 발표해 버렸습니다. 은행들이 그동안 많이 샀던 국채를 어느 정도 시장에 내다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한 겁니다.
→ 미 국채 공급이 늘면서 인기가 없어서 사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올려서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
■미 국채 금리가 오른다고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채권 금리가 오른다고 무조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는 수없이 많으니까요. 여기선 최근의 상황에 관해서만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미국 채권 금리의 상승은 금융 위기 이후 10년 넘게 이어져 온 ‘초저금리 시대’가 끝날지 모른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고 있습니다.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면 가계와 기업이 돈을 빌릴 때 이자를 더 많이 내야 합니다. 현금을 넉넉히 쌓아둔 기업이라면 관계없지만 키우기 위해 빚을 많이 낼 수밖에 없는 신생 기업이라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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