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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현상의 이해

by 대광이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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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가 계속해서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엔화는 22년 10월 말 최저치인 달러당 150엔이었습니다. 22년 2월 말까지만 해도 달러당 113엔대였는데 말입니다. 현재 23년 1월 130엔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2년에는 엄청난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유는 환율은 서로 다른 통화끼리의 상대적인 가격이므로, 미국과 일본을 연결해 생각해보면 금리가 오르는 통화의 가치가 상대국 통화보다 강세인 것으로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만 일본의 금리는 그래도 유지하고 있어서 달러는 강세, 엔화는 약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일본 정부는 엔저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일본 중앙은행은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초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중에 돈을 계속 풀려있게 하여 일본의 고질적인 문제인 저물가 해결하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잘못된 판단이 근본 원인입니다. 일본의 수요가 만성적으로 부진한 것은 구조적인 원인 때문입니다. 인구 감소로 수요가 줄고 기업이 해외로 이전해 노동자의 월급이 오르지 않으니 악순환의 반복인데, 이를 통화정책 같은 단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했으니 해결은 어려워 보인다.

엔저 현상의 또 다른 이유는 정부 부채인데 1980년대 일본 거품경제가 붕괴하던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의 국가부채 비율은 GDP 대비 40~50% 선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체질 개선 압박과 1997년 아시아 전역의 금융위기로 인해 일본 정부, 민간, 기관 및 해외 투자자산들에 대한 손실이 누적되면서 일본 금융사들이 대거 파산하였으며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이후 디플레이션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개선할 필요성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일본인의 주머니에서 돈을 빌려와 공적자금으로 민간에 투입했으나 정부투자는 큰 실패로 돌아갔고, 단 5년 만인 2002년에 처음으로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00%를 돌파하고, 이후로도 가파르게 상승하여 불과 9년 뒤인 2011년에는 GDP 대비 200%를 돌파하고야 말았다.

결국 2018년 5월 4일 일본 내각부는 일본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행한 국공채의 잔액이 지난해(2017년) 연말 기준으로 1천 42조 엔에 달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본의 국공채 발행 잔액은 2002년 601조 엔이었지만 2017년까지 15년 동안 73.37%나 늘어났다. 동일본 대지진 극복 등을 이유로 아베노믹스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양적완화가 계속 시행된 결과 일본의 국가부채가 사상 첫 1경을 돌파함에 따라 국공채 발행액이 이 같은 속도로 계속 늘어날 경우 앞으로 10년 후에 국가부도가 야기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까운 시일 내에는 파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일본 국채 보유자의 대부분이 자국민인 특수성은 일본의 파산 위험성을 낮추는 큰 요인이다. 보통 '무위험자산'은 미국 국채와 내국채를 일컫는다.

일본 재무성이 매년 공개하는 '증권투자 잔고 지역별 통계'에 따르면, 일본 국가부채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2021년 기준 약 7.6%로, 나머지 92.4%의 국채는 일본은행과 일본 내 은행, 보험사, 일본 국민들이 가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본인의 리스크 회피 성향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낮은 국채 금리를 설정하였으며, 이를 통해 일본인들의 저축을 사실상 정부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 투자가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정부부채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GDP 대비 270% 수준까지 폭증하면서 국채 이자율 1%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래서 2016년부터 일본 정부는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책정하고 있어 엔저 현상의 이유기도 하다.

또 일본은 저축 성향이 높고 매우 고령화된 사회이기 때문에 소비가 되살아나기 힘든 구조여서 금리를 높이는 방법을 취한다고 해도 물가 상승만으로는 경제를 활성화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되면 미래를 위해서 사용할 물량을 먼저 구매하여 일시적으로는 소비가 증가하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소비 형태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엔화 약세를 방관하기에는 수입 물가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엔화 약세가 수입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은 엔저 현상으로 수출을 장려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하거나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일본 관광 산업의 수입도 증가하게 하는 방법이 있고, 일본 개인 투자자들은 자국보단 해외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수익률 또한 우수한 상황이다.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일본의 대표적 기관투자자인 공적연금은 포트폴리오 약 26%가 해외 채권, 24%가 해외 주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엔화가 약세일수록 연금 수급자들은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자산 배분을 유지하고 엔화가 더욱 약화한다면 일본의 공적연금은 초과 펀딩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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